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바람이
생활/연남동 |
2008/10/05 17:2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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동네
생활/연남동 |
2008/08/25 22:51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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잘 자라 우리 아가
생활/연남동 |
2008/07/03 13:14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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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지! 내 의자는 네 침대이기도 하지. 도저히 널 깨울 수 없구나.
잘 자라 우리 아가 앞뜰과 뒷동산은 없어도 네 침대에서만큼은 마음껏 자려무나
(그래도 내 이부자리에서만큼은 안 된다는 걸 기억하길 바래. -_-*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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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보고 싶다]
생활/연남동 |
2007/12/26 21:5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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밖에 나갔다가 들어왔는데도 현관에 바람이가 안 나와 있다. 저 구석에서 잠을 자고 있어야 할 바람이가 없다. 슬며시 다가와 내 다리에 제 몸을 비비는 바람이가 없다. 내 발냄새를 맡으며 침을 흘리는 바람이가 없다. 책상에 올라와 밥을 달라며 보채는 바람이가 없다.
지난 이틀 간 거친 숨을 몰아쉬며 힘들어한 바람이. 지금은 동물병원에 입원해 있다. 치료는 성공적이었다. 수액은 바람이의 몸 속으로, 오줌은 바람이의 몸 밖으로 방울방울 떨어졌다. 물과 영양소를 입이 아닌 혈관으로 직접 받아들이는 모습이 안쓰럽다. 요도를 통해 관을 넣어서 방광에서 직접 오줌을 빼내는 바람이가 불쌍하다.
바람이는 내 품에 안겨서도 부들부들 떨었다. 진정제를 맞고도 아파 신음했다. 등에는 제 몸에서 빠진 털들이 어지럽게 붙어 있었다. 억지로 방광에서 빼낸 탁한 오줌의 냄새가 진했지만, 잘못 흘러 바람이 몸에 뭍는 오줌이 신경쓰여 그 지독한 냄새가 역하지 않았다. 치료 중에 바람이를 잡으면서 부모님 생각을 했다. 부모님도 그러셨을 거다. 내가 어렸을 적 폐럼으로 입원했을 때 침대에 비스듬히 누운 채로 플라스틱 통에 오줌을 눠도 그 누런 액체의 냄새가 싫지 않았을 거다. 탁한 오줌을 보면서 기분이 좋아졌다. 독이 빠져나오는 거다. 바람이의 몸 속에서 독이 나오는 거다. 조금씩 몸에서 흘러나오는 오줌을 보면서 그 독한 냄새에 신경을 쓸 수 없었다. 그저 감사했다. 혈액검사를 해 보니 신장에는 이상이 없다고 한다. 정말 정말 다행이다. 방광염을 완전히 치료하려면 꽤 오랜 기간동안 신경을 쓰면 된다고 하지만, 신장염의 경우 만성이면 더 이상 치료를 하기 힘들다고 한다. 까짓 거 한 달 간 방광 회복 프로그램 돌리는 거다!
하루에 한 두 번씩 청소를 해도 언제나 발에 밟히던 고양이 화장실 모래. 그 모래가 밟히지 않으니 기분이 묘해진다. 그 옅은 회색빛의 모래들이 발에 채이지 않으면 좋을 줄만 알았는데, 막상 방바닥이 깨끗하니 마음 속이 황량해진다. 오늘은 바람이가 화장실 모래를 파는 소리에 잠을 깨지 않고 곤히 잘 수 있을 거다. 그런데 방해 받지 않는다는 게 꼭 좋은 게 아니구나. 언제까지나 바람이가 내 잠을 방해하면 좋을 것 같다. 바람이가 보고 싶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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산세베리아에겐 죄 없다
생활/연남동 |
2007/10/10 16:55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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돌잔치 답례품으로 받은 산세베리아 두 뿌리를 키우기 시작한 게 2년 정도 됐을까? 뿌리는 길지 않았지만, 파릇하고 단단한 몸이 정말 잘 자랄 것 같았다. 하지만, 시간이 지나도 새싹이 나기는커녕 잎끝이 마르고 누렇게 변해갔다. 만져보면 흐늘거리는 게 꼭 속으로 썩어가는 것 같았다. 어디선가 중국산 산세베리아의 수명이 무척 짧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이 친구들도 중국산이라 그럴 거란 생각을 했다.
죽어가는 산세베리아를 방 안에서 키우긴 싫었다. 그래서 기왕 죽어가는 거, 현관 밖 계단에서 키워보기로 했다. 물을 많이 주면 뿌리가 썩어서 죽어버린다는 산세베리아가 비가 들이치는 계단에서 살아남기를 바랄 수는 없었지만, 더는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. 우리 집에서 해가 가장 잘 들고 통풍이 잘 되는 곳이 그곳이기 때문이었다. 물론 눈에 잘 안 띄기 때문이기도 했다.
몇 개월이 지난 지금, 우리의 우려를 털어버리고 산세베리아가 살아났다.
누랬던 줄기에는 이제 연녹색과 진녹색의 얼룩무늬가 선명하다. 날카로워 보이기까지 하는 줄기 가장자리는 밝은 연녹색으로 빛난다. 언뜻 보면 형광물질을 품은 것 같다. 힘없고 말랑거렸던 적이 있었느냐는 듯 줄기는 탄탄하다. 노랗게 말라가던 줄기의 끝은 칼끝 처럼 뾰족하다.
게다가, 새싹이 났다.
오래전에 말라버려 가위로 잘린 갈색 줄기 옆에서 새싹이 돋아나고 있다. 아직 어린줄기라 얼룩무늬는 없지만, 제 딴에도 옅은 녹색과 짙은 녹색으로 얼룩덜룩하고 줄기 끝이 뾰족한 게 꽤 튼튼해 보인다.
되살아난 산세베리아를 보면서 깜짝 놀랐고, 이내 조금 부끄러워졌다. 내가 제대로 못 키워 죽어간 산세베리아였다. 내 탓이었다. 보란듯이 뻗어있는 줄기와 불쑥 솟아난 새싹의 생명력이 내 가슴을 친다.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을 산세베리아가 날 깨운다.
남 탓을 하는 건 쉬운 일이다. 무턱대고 내 탓을 하는 것도 어렵지 않은 일이다. 모두 내 진짜 모습을 찾으려 하지 않고, 날 둘러싼 세상과 똑바로 마주보지 못하기 때문에 저지르는 잘못이다. 마음을 열고, 현명해지도록 노력하고, 부지런해야만 실수를 줄일 수 있다. 그래도 저지르는 잘못은 어쩔 수 없다. 난 인간이니까.
이번엔 내 잘못이었다. 내 잘못이었다. 산세베리아에겐 죄 없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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■ 다른 산세베리아 화분에는 네잎클로버들이 살고 있다. 몽글몽글 모여있나 싶더니 이제는 줄기가 길어지고 잎사귀도 제법 커졌다. 잎이 하트 모양인 걸 보면 네잎클로버가 아닌 것 같기도 하지만, 이름 같은 건 상관 없다. 산세베리아와 같이 잘 크는 모습이 보기 좋다. 둘 중 하나가 다른 하나의 생장을 방해한다면 분갈이를 해 줄 거다. 모두 잘 살았으면 좋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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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 아침 작업실 풍경
생활/연남동 |
2007/10/07 16:5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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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침의 햇살은 따닥따닥 붙어 있는 연립주택들의 옆구리를 파고 들어 기어이 우리집 안으로 들어왔다.
추억이 묻어 따뜻한 소품들이 햇살에 빛난다.
<많은 사람들과의 기억이 담겨 있는 소품들을 비추는 아침 햇살>
은은한 햇살과 따뜻한 조명과 편안한 음악. 나와 둥이와 바람이가 사는 곳의 풍경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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취객의 웃음
생활/연남동 |
2007/08/26 15:5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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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제 아침이었다. 문 밖에서 코 고는 소리가 났다. 심상치 않은 일이다. 현관 밖 돌계단에서 코 고는 소리라니!
현관문에는 밖을 확인할 수 있는 렌즈 달린 작은 구멍이 있다. 구멍으로 본 취객의 모습이 정말 안쓰럽다. 몇 시간을 저 자세로 잤을까? 내가 깨워 앉혔더니 한 번 쓰윽 웃는다. 그리고 이번엔 앉은 채로 잔다. 꽤나 오랬동안 자세도 바꾸지 않고 잠을 잔 그는 어느새 사라졌다.
휴대폰과 회사 출입카드를 흘리면서도 충혈된 눈과 바짝 마른 입술로 빙긋이 웃었던 취객.
웃음 때문이었을까. 난 그가 착한 사람일 거라는 생각을 했다.
그의 묘한 웃음이 떠오른다. 얼굴을 기억할 수는 없지만, 웃음은 남아있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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살구꽃
생활/연남동 |
2006/04/18 16:21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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꽃 만발한 살구꽃 가지를 선물받았다.
"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~" 에서나 읊조렸던 살구꽃이다. 실제로 보기는 처음이다.
둥이가 화병에 꽃아 내 책상에 놓아두었다. 꽃이 들어오니 집이 달라 보였다. 놀랍다. 아름답다.
살구꽃은 참 예쁘다.
수술과 암술을 감싸듯 벌어진 얇은 꽃잎. 그 하얀 꽃잎에 살짝 분홍물이 들었다. 살구꽃. 참으로 좋구나.
이제 피어오르려는 새순들이 가엾다. 지금은 가지가 잘리어 화병 속에 꽂힌 신세. 흙에 뿌리 내린 살구나무에 핀 꽃과 같이 살고 싶다. 언젠가 돌아오는 봄엔 다음해에도 다시 피어날 살구꽃과 같이 살고 싶다.
지금은 화병 속 살구꽃을 바라보는 걸로 만족해야겠다. 바람이도 살구꽃에 취했는지 곤히 자는구나. 기분 좋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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