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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보고 싶다]
생활/연남동 |
2007/12/26 21:5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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밖에 나갔다가 들어왔는데도 현관에 바람이가 안 나와 있다. 저 구석에서 잠을 자고 있어야 할 바람이가 없다. 슬며시 다가와 내 다리에 제 몸을 비비는 바람이가 없다. 내 발냄새를 맡으며 침을 흘리는 바람이가 없다. 책상에 올라와 밥을 달라며 보채는 바람이가 없다.
지난 이틀 간 거친 숨을 몰아쉬며 힘들어한 바람이. 지금은 동물병원에 입원해 있다. 치료는 성공적이었다. 수액은 바람이의 몸 속으로, 오줌은 바람이의 몸 밖으로 방울방울 떨어졌다. 물과 영양소를 입이 아닌 혈관으로 직접 받아들이는 모습이 안쓰럽다. 요도를 통해 관을 넣어서 방광에서 직접 오줌을 빼내는 바람이가 불쌍하다.
바람이는 내 품에 안겨서도 부들부들 떨었다. 진정제를 맞고도 아파 신음했다. 등에는 제 몸에서 빠진 털들이 어지럽게 붙어 있었다. 억지로 방광에서 빼낸 탁한 오줌의 냄새가 진했지만, 잘못 흘러 바람이 몸에 뭍는 오줌이 신경쓰여 그 지독한 냄새가 역하지 않았다. 치료 중에 바람이를 잡으면서 부모님 생각을 했다. 부모님도 그러셨을 거다. 내가 어렸을 적 폐럼으로 입원했을 때 침대에 비스듬히 누운 채로 플라스틱 통에 오줌을 눠도 그 누런 액체의 냄새가 싫지 않았을 거다. 탁한 오줌을 보면서 기분이 좋아졌다. 독이 빠져나오는 거다. 바람이의 몸 속에서 독이 나오는 거다. 조금씩 몸에서 흘러나오는 오줌을 보면서 그 독한 냄새에 신경을 쓸 수 없었다. 그저 감사했다. 혈액검사를 해 보니 신장에는 이상이 없다고 한다. 정말 정말 다행이다. 방광염을 완전히 치료하려면 꽤 오랜 기간동안 신경을 쓰면 된다고 하지만, 신장염의 경우 만성이면 더 이상 치료를 하기 힘들다고 한다. 까짓 거 한 달 간 방광 회복 프로그램 돌리는 거다!
하루에 한 두 번씩 청소를 해도 언제나 발에 밟히던 고양이 화장실 모래. 그 모래가 밟히지 않으니 기분이 묘해진다. 그 옅은 회색빛의 모래들이 발에 채이지 않으면 좋을 줄만 알았는데, 막상 방바닥이 깨끗하니 마음 속이 황량해진다. 오늘은 바람이가 화장실 모래를 파는 소리에 잠을 깨지 않고 곤히 잘 수 있을 거다. 그런데 방해 받지 않는다는 게 꼭 좋은 게 아니구나. 언제까지나 바람이가 내 잠을 방해하면 좋을 것 같다. 바람이가 보고 싶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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